‘라임사태’를 보도한 KBS 기자에 3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우리은행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민사부(재판장 송승우)는 지난 10일 우리은행이 홍사훈 KBS 기자를 대상으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2월 2일 KBS ‘뉴스9’ 리포트(보고서 무시한 은행의 탐욕…“예약 받은 건 팔고 끝내자”)가 자사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 허위보도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보도는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위험성을 파악해 2019년 4월 9일 부행장 주재회의에서 ‘신규판매 중단’을 결정한 뒤에도, 약 3,500억 원 가량의 펀드(예약 물량)를 팔았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이 펀드 판매를 중단하기 전에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판단 근거로는 △1차 보고서는 담보 비율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2차 보고서도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지적한 점 △우리은행이 라임을 방문해 리스크 점검 실사를 진행한 점 △2차 보고서를 수정·보충한 3차 보고서가 부행장에게 보고된 점 △우리은행이 9월경 펀드 신규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점 등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해당 보도가 내부 제보자들 진술이나 의혹 제기뿐 아니라, 우리은행 측 반대의견·입장도 균형있게 소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KBS 보도가 우리은행의 사회적 평가나 신용을 훼손했더라도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라임의 불법적 운용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공영방송사 KBS 기자로서 ‘우리은행이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일반 국민에게 알린 것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라고 인정했다.  

홍 기자는 우리은행의 소송이 기자의 취재를 막기 위한 ‘전략적 소송’이었다고 지적했다. 홍 기자는 14일 관련 기사(‘기자’ 대신 ‘기레기’를 요구하는 자본)를 통해 “2, 3년 전부터 이렇게 보도한 기자 개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무슨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며 “기자 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거는 일이 유행처럼 일상화되는 건 나름 전략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호반건설이 자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보도한 KBS와 기자에게 10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기자 월급 가압류 신청을 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쓰면 훌륭한 기자이고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쓰면 기레기라고 말한다. 

위급한 상황에는 반드시 ‘기자라면’ ‘기자로서’ 당연한 의무를 얘기한다. 기자정신을 얘기하고 기자의 의무를 설파하며 그 기사는 꼭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작 기자가 소송을 당하거나 어려움에 처하면 혼자와의 외로운 싸움이 된다. 혼자와의 외로운 싸움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자본이 기자에게는 없다. 

의무는 강조하고 책임은 뒷전이면서 모든 책임을 기자에게 지우는 것이 과연 합당할까? 기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서 의무만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기레기’라는 표현은 맞는 표현일까? 기자는 누구나 기레기가 아닌 기자가 되기를 원한다.

김선영 편집장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를 수료했으며 치과의료정책전문가 과정 1기를 수료했다. 닥터클릭 대표를 거쳐 아이키우기좋은 나라만들기 운동본부 홍보실장겸 대변인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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